색들의 망상.
흔들리지 않고 자라나는 나무.
불규칙한 흐릿함.
하늘 거리는 움직임.
희미하게 숨어버린 음율.
여름 속 깊이 숨은 고요함.
바라던 것은 무엇인지?
견딜 수 없이 쌓여가는 무게.
간절했던 건 무엇인지?
불투명 속에 안착해버린 무지함.
잠식된 평온은 물고 늘어져 외쳐 달리네.
떼를 쓰고 외려 뻔뻔히 고개를 처드네.

파란 색 위로 숨어 내려 보는 검게 물든 하늘.
틈 속에 희미하게 반짝 거리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별들.
신호를 보내며 깜빡이네.

쓰디쓴 먼지가 타오른다.
다시 역류해 울먹거린다.
넘실대는 파도 속 일렁 거리는
지긋한 마음들이 윙윙대네.
아무렇지 않은 무심한 표정.
평범한 일상의 색들의 실종.

향기를 잃어버린 건 언제였던가.
멀어진다. 점점 더 멀어진다.
꺾이지 않았던 적은 언제였던가?
곁에 둔 것들 하나하나 퇴색해 가, 빛을 바랬고,
다른 색들로 채워지길 기다린다.

시들지 않았던 적은 있었을까?
한땀 한땀 이슬 맺혀 흘러 내리던 찰나의 고독함.
빛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힘을 쥐어 짜냈고,
어느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힘차게
피어난 연꽃 같이 잔잔한 물가에
하나씩 피어나길 바라며
나는 몇번이고 이 자리에 서서
풍파를 견뎌내고 지키고 있을테니

심연의 흔들거리며 힘차게 꼬리치는 고래의 움직임.
타오르는 장작.
터지며 흩날리다 사라지는 불꽃.
우주 속 반짝거리다 희미하게 사라지는 별.
일렁이는 파도가 만나 하얗게 부서져
갈 때도 살아 있었네.
누군가 짊어진 삶의 무게.
자유와 불안의 공존.
모두를 이겨내고 자립해 걸어낸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목소리.
어디엔가 외쳐 대고 있는 목소리.
사라지지 않는 그 소리 모여,
지금 이 곳에 큰 울림이 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수 있기를
어딘가에 숨어 있을 목소리.
어디엔가 외쳐 대고 있는 목소리.
사라지지 않는 그 소리 모여,
지금 이 곳에 큰 울림이 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수 있기를
어딘가에 숨어 있을 목소리.
어디엔가 외쳐 대고 있는 목소리.
사라지지 않는 그 소리 모여,
지금 이 곳에 큰 울림이 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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